오손두손


김정후, 이광선, 이정임, 장혜정, 채정은

2023.08.25-09.19


우리가 흔히 인지하고 있는 장신구라는 개념은 이미 구석기 시대 이전부터 사냥이나 채집을 통해 얻어낸 동물의 뼈, 이빨 또는 조개껍데기 등으로 목걸이나 팔찌 같은 장식들을 만들며 사용이 되어 왔고 주술적인 의미로도 사용이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의 층이 쌓이면서 다양한 재료와 도구의 발달로 장식의 기능이 더 발현되고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신분 계급이라는 철저한 규제속에 목걸이, 팔찌, 귀걸이, 반지 같은 장신구들이 발달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복식에 대한 규제로 인해 장신구가 괄목할 만큼 발달하지 못했지만 소박하게 정교미가 흐르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장신구는 치장을 허용하는 혼례복을 입을 때 일반 평민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상징적인 역사의 흐름이 되기도 하였다. 


역사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게 되면 각 시대별로 역사적 사건들에 의해 장신구의 변화와 발전이 생겨났는데 1960년대 와서 바우하우스의 정신의 전파로 유럽에서는 많은 예술학교 전문 디자이너들의 출현으로 해방운동과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와 패션분야에서도 지금까지 내려오는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현대에 와서는 포스트모더니즘과 결합한 다원성을 가지고 대중적인 문화적 흐름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명품 주얼리가 탄생하게 되었고 오늘날에 와서는 개인의 주문에 맞춰 장신구를 제작하는 공방이나 세공기술자들에 의해 개성 있는 공예적인 장신구들이 발전하게 된다.


최근 들어와서는 금속공예 작가들과 장신구디자이너의 풍부한 상상력과 심미안적 아름다움이 동원되고 예술가들의 예상치 못한 재료들의 융합과 특별한 표현 기법들로 인해 공예가들의 혁신적인 작품들이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보여주는 5명의 금속공예가들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한국 금속공예의 대표적인 1.5세대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의 끈끈한 시간의 중첩에 생긴 진득한 우정도 있겠으나 금속공예를 제대로 이해하고 가르쳤으며 오랜시간동안 망치질을 함께 해온 작가들의 각자의 기법들을 통해 보여지는 그야말로 컨템포러리한 현대 장신구를 감상할 수 있다.

오손하게 두손으로 만들어진 한국 전통 금속공예가들의 내공이 깃든 전시를 불같이 더웠던 여름을 보내는 끝자락에 서늘하게나마 만나보시길 바란다.

 


글  김지아